제주도 협재해변을 따라 걸으며 저녁을 먹을 곳을 찾고 있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. 그러다 우연히 아담한 해산물 식당 하나를 발견했어요. 아주 소박한 곳이었지만 현지 손님들로 꽤 붐비고 있어서 인기 있는 집처럼 보였습니다. 영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정말 친절했고, 메뉴판에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어떻게든 주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.
먼저 여러 가지 생선회와 해산물이 나왔습니다. 상추와 매콤한 소스가 함께 나와서 상추에 싸 먹는 방식이었는데, 정말 맛있었습니다. 미역국도 하나 나오고, 그릴에 구운 조개 한 접시도 나왔는데 이것도 아주 맛있었습니다.
그런데 식사를 하다 보니 다른 테이블 손님들이 계속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. 그릴에서 바로 나온 생선처럼 보이는 요리였어요. 궁금해져서 직원에게 저것과 같은 것을 주문할 수 있냐고 물어봤지만, 직원은 정중한 제스처로 안 된다는 뜻을 보였습니다.
그러자 오히려 더 궁금해졌습니다. 현지 사람들만 먹는 것 같은 그 비밀 메뉴가 도대체 무엇일까. 다시 한 번 부탁해봤지만 역시 답은 노였습니다. 그래도 우리는 계속 부탁했고, 결국 직원들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마지못해 주문을 받아 주었습니다.
몇 분 뒤 우리 테이블에 접시 하나가 놓였습니다. 그 위에는 구운 생선 머리가 올려져 있었습니다.
직원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거의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우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. 아마 우리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내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.
우리는 웃음을 참으며 서로 눈을 마주쳤습니다. 여기까지 부탁해 놓고 이제 와서 안 먹는 건 좀 창피하잖아, 하는 마음이었죠.
막상 먹어보니 생각보다 전혀 나쁘지 않았습니다. 볼 쪽의 살은 정말 맛있었고, 껍질도 바삭하게 잘 구워져 있었습니다. 결국 눈 부분만 남기고 거의 다 먹어 치웠습니다.
And here’s a shorter version of the video: